일본·독일·UAE 전시회에서 통역 디바이스를 썼더니 상담이 2배 늘어난 이유
Jul 09, 2025
해외 전시회 통역, AI 디바이스가 답일까?
“저희 부스에는 왜 이렇게 외국 바이어가 안 올까요?” 일본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FOODEX JAPAN 전시회 현장에서, 한 식품 스타트업 대표님이 제게 하소연하듯 묻더군요. 부스를 열었는데 일본 바이어들이 지나가기만 하고, 멈춰도 의사소통이 어려워 대화가 끊어진다는 거였어요. 저는 그 장면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전시장을 다니다 보면, 직원들이 열심히 제품을 소개하려 해도 바이어가 고개를 갸웃하며 “ソーリー(미안하지만 이해가 안 된다)” 하고 떠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죠. 그런데 그 옆 부스에서는 AI 통역 디바이스를 들고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설명을 이어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정말 작은 디바이스 하나로 상담이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제가 일본, 독일, UAE 전시회에서 직접 본 사례와 시행착오, 그리고 통역 디바이스 도입 전략을 공유합니다.
🇯🇵 FOODEX JAPAN – 일본어 필수, 통역 디바이스로 격차를 만들다
FOODEX JAPAN 2024에서는 ‘포켓토크(Pocketalk)’ 같은 통역 디바이스를 대여하는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한국 기업 부스는 사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결국 영어 단어 몇 개, 손짓, 그리고 일본어로 적힌 브로셔만 건네며 상담을 마무리했죠. 어떤 부스는 바이어가 질문할 때마다 직원들이 당황해 서로 눈치를 보거나, “Sorry, only English…”라고 말하고 대화가 끝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 부스에서는 달랐습니다. 포켓토크를 손에 들고 직원이 “すみません、この商品は…”라고 일본어로 설명을 이어가자, 바이어의 표정이 환하게 바뀌더군요. 결국 그 부스는 3일간 상담 예약표가 빼곡히 채워졌습니다. 일본 바이어들은 ‘일본어 응대 가능’을 가장 먼저 체크합니다. 영어를 못 알아듣는 게 아니라, 일본어로 설명하는 기업에 더 신뢰감을 느끼기 때문이죠. 실제로 FOODEX JAPAN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일본어-한국어-영어를 자유롭게 넘나든 부스의 상담 건수가 1.5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 POINT일본 전시회에서 영어만 준비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일본 바이어의 70% 이상은 일본어로 된 설명을 선호한다고 하니까요.
📦 [FOODEX JAPAN에서 활용된 디바이스]
✅ Pocketalk (포켓토크)
특징: 일본어 인식률이 매우 높음
지원언어: 82개 언어 이상, 특히 일본어-영어-한국어 간 전환이 빠름
활용팁: Wi-Fi 환경이 필수. 전시장 내 통신상태를 사전 확인해야 원활. 전시회 전날, 제품명·원산지·성분표 등 자사 키워드를 학습시켜 두면 정확도가 20% 이상 향상됨.
🇩🇪 Hannover Messe – 기술 상담의 핵심은 독일어였다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Hannover Messe)에서는 산업기계, 로봇, 전기전자 기업들이 대거 출전했습니다. 전시회 참가 경험이 적은 한국 중소기업은 대부분 영어로만 준비했죠. “독일도 영어는 기본으로 다 통하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은 달랐습니다. 바이어가 기계 스펙을 물어볼 때, 독일어 단어 하나로 제품 이해도가 달라졌고, 단순 견학객인지 구매 결정권자인지 확인할 수 있는 질문도 독일어로 건네야 정확한 답을 받았어요. 한 중소기업은 AI 통역 디바이스 2대를 준비해 갔습니다. 직원 한 명과 바이어가 각각 착용해 실시간으로 대화했고, 제품 구조, 모터 출력, 내열 온도 같은 기술 사양까지 자연스럽게 설명하며 상담을 이어갔습니다. 놀라운 건 이 기업의 3일간 상담 건수입니다. 보통 초보 참가사의 평균이 5~7건인데, 이 기업은 20건 이상의 심층 기술상담을 성사시켰고, 그중 3건은 곧바로 현장 샘플 요청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장 담당자는 말했습니다. “영어만 준비했다면, 독일 기업들과 이런 기술 대화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 [Hannover Messe에서 활용된 디바이스]
✅ Vasco Translator M3 (바스코 트랜슬레이터 M3)
특징: 독일어, 폴란드어 등 유럽 언어 지원 특화
지원언어: 70개 언어 이상, 유럽어권에 최적화
활용팁: 산업 기술 용어 데이터베이스를 사전 탑재해둘 것. 제조사에 자사 기술 용어 업데이트 파일을 제공하면, 현장 번역 오류를 30% 이상 줄일 수 있음.
🇦🇪 Gulfood Dubai – 다언어 시장, AI 이어폰이 해답이었다
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걸프푸드(Gulfood)는 중동 최대 식품 전시회입니다. 아랍어, 영어, 힌디어, 우르두어 등 다언어가 공존하는 시장이죠. 한 할랄 식품 기업 부스를 보니, 아랍어 전담 통역사 1명과 AI 통역 이어폰 2대를 활용해 상담 체계를 구축해 두었습니다. 처음엔 통역사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힌디어권 바이어가 몰려오면 통역사 한 명으로는 대처가 어렵더군요. 이 기업은 이어폰을 착용한 직원이 힌디어 바이어에게 제품 설명을 이어가고, 통역사는 아랍어 VIP 바이어를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이렇게 효율을 높인 결과, 전년 대비 상담 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고, 무엇보다 바이어별 상담 히스토리를 모두 기록해 CRM에 연동할 수 있었습니다.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통역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AI 이어폰을 함께 사용하니, 동시에 2~3명을 대응할 수 있어 훨씬 전문적으로 보였습니다.”
📦 [Gulfood에서 활용된 디바이스]
✅ Timekettle WT2 Edge (타임케틀 WT2 엣지)
특징: 이어버드 형태의 양방향 실시간 통역
지원언어: 40개 언어 + 93개 방언, 아랍어·힌디어 인식률 우수
활용팁: 전용 앱과 연동해 사전 대화 시뮬레이션을 해두면 딜레이를 최소화할 수 있음. 특히 할랄 인증, 수출서류 등 핵심 단어를 미리 등록하면 상담 퀄리티가 크게 향상됨.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물론 통역 디바이스가 만능은 아니었습니다. FOODEX JAPAN에서는 Wi-Fi 불안정으로 기기가 멈춰 상담 흐름이 끊기는 사례가 있었고, 하노버에서는 기술 용어를 미리 학습시키지 않아 중요한 제품명 번역이 엉뚱하게 나오기도 했습니다. UAE에서는 이어폰 배터리가 예상보다 빨리 닳아 한 차례 난감한 상황이 생겼습니다. 저는 이런 현장을 보며, 세 가지 준비사항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습니다. 1) 사전 Wi-Fi 환경 체크, 2) 제품별 언어 정확도 비교, 3) 전시회 전 실제 상담 대본으로 시뮬레이션. 이 세 가지가 준비되지 않으면, 디바이스의 성능을 50%도 활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통역 디바이스 도입, 이렇게 하세요
✔️ Step 1. 국가별 언어환경 분석 → 일본: 일본어 필수 / 독일: 독일어+영어 / UAE: 아랍어+영어+힌디어 혼재. 부스 방문 바이어의 모국어 비율을 사전에 조사하세요.
✔️ Step 2. 기기별 언어 특화 비교 → 포켓토크(일본어), 바스코(독일어), 타임케틀(다언어 이어폰). 단순 번역기 스펙이 아니라 ‘실제 전시장 테스트 영상’을 참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Step 3. 사내 상담 시뮬레이션 → 단순 단어 테스트가 아닌, 가격 협상, MOQ, 납기일 등 실제 대본으로 연습해야 합니다.
통역 디바이스, 그 이상의 가치
제 생각에는 통역 디바이스의 진정한 가치는 직원들이 언어 장벽 없이 자신감을 가지고 상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언어 불안으로 상담을 포기하는 순간, 수천만 원의 전시회 참가비가 헛되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최근에는 AI 상담 기록 자동화 기능이 탑재되어, CRM과 연동하면 상담 내용이 자동 저장되고, 이후 견적과 계약으로 이어지는 해외 B2B 영업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결국 통역 디바이스는 단순한 번역기가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의 ‘첫 번째 영업 인프라’가 되는 셈이죠.
여러분의 기업은 다음 해외 전시회 준비에 통역 디바이스를 포함하고 있나요? 단순 대여로 끝낼지, AI 상담 기록 솔루션까지 확장할지, 이제는 전략적 결정을 내릴 때입니다.
다음 화 예고
다음 글에서는 무역 전시회에서 AI 통역기가 과연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 깊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AI 통역 기기를 들고 해외 전시회에 나가지만, 막상 현장에서 써보면 생각과는 다른 부분도 많죠.
최신 AI Translation 기술 트렌드부터, 실제 현장에서 제가 직접 보고 들은 ‘잘된 사례’와 ‘아쉬운 사례’를 솔직하게 풀어볼 예정이에요. AI 통역기가 전시회 영업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한계 때문에 아직 100% 만족스럽지 않은지, 다음 글에서 함께 고민해봐요. 놓치지 말고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FOODEX JAPAN https://www.jma.or.jp/foodex/en/ |
Hannover Messe https://www.hannovermesse.de/en/ |
Gulfood https://www.gulfood.com/ |
Exhibitor Magazine https://www.exhibitoronl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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